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과몰입 현상에 대해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게임업체들을 비롯해 관련 학회와 기관 등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WHO의 결정이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성급한 판단이라며 국내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WHO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총회 B위원회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게임이용장애는 ‘6C51’이라는 코드가 부여됐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1차 국제질병분류 개정안(ICD-11)은 오는 28일 전체 회의에서의 보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개정안 통과가 확정된 셈이다.

 

WHO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게임 중독은 공식적인 질병으로 분류된다. 다만 국제질병분류은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반영할 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도 우리나라가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는 WHO의 개정안을 바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WHO의 개정안은 2022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데 KCD는 2020년 개정(5년 주기)하기 때문에 2025년에 국내에 반영될 전망이다.

 

 

게임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게임이 질환을 유발한다는 과학적인 인과관계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만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국내 게임 관련 학회와 기관 등 88개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질병코드 지정은 문화, 예술적 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이며 충분한 연구와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내려진 성급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게임업체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네오위즈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에 카드 뉴스 형식으로 된 게시물을 올리고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한다'고 전했고 네오위즈도 "게임은 우리의 친구이며 건전한 놀이문화"라며 반대한다는 뜻을 호소했다.

 

 

엔씨소프트도 공식 페이스북에 네오위즈의 게시물과 같은 내용, 같은 이미지의 카드뉴스를 올리며 반대 목소리에 동참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와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공대위)에 이름을 올리며 반대에 참여했다.

 

 

앞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의료계를 향한 공개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그는 "게임에 몰입하는 것은 현상이지 원인이 아니다. 원인을 찾아야 치료할 수 있는데 게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들이 아이들과 제대로 소통할 리 없고, 제대로 치료될 리 만무하다"고 비판했다.

 

 

경제적 손실도 적지않을 전망이다. 실제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12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WHO 결정으로 우리나라가 2022년부터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취급하게 되면 게임 산업이 위축돼 향후 3년 동안 11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최환서
이 현상은 이 안에 사람이 있잖아요 인정해 안 해 인정해 안 해 증후군에 걸릴수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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